[신상털기] 제주 위트에일-좀처럼 보기 힘든 파란하늘 담은 맥주

삼한사온(三寒四溫)대신 삼한사미(미세먼지)라니

▲제주(좌) 분당(우) 하늘 '실화냐'

언제부터인가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하다’라는 뜻의 ‘삼한사온’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봄철 기온 상승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작년부터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 가득하다’는 뜻을 지닌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마음놓고 숨쉬는 것도 쉽지 않은 요즘, 광화문 이순신 장군 뒤로 보이는 북악산 풍경은 뿌옇기만 합니다. 오랜만에 파란 하늘이 보이는 날에는 왠지 사진으로 담아둬야할 것 같은 마음에 핸드폰 카메라를 꺼내 드는 것이 일상이 됐습니다.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내려진 이틀째, 퇴근길 2호선 지하철에서 문득 얼마전 다녀온 제주도 여행이 떠올랐습니다. 매서운 입춘(立春) 한파에 폭설 피해를 입었다는 남쪽 끝섬은 언제 그랬냐는듯 감사하게도 여행 내내 화창한 날씨에 파란 하늘을 자랑했습니다.

이른 봄을 맞은 바닷가에 앉아 마신 제주 닮은 맥주를 떠올리며 술밤 ‘신상(新商)털기’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신제품을 직접 글로 담아보자는 취지로 만든 이 시리즈는 작년부터 올해 처음 시장에 나온 따끈한(실제로는 쿨한) 술을 소개합니다.


파란하늘 담은 맥주-제주 위트 에일

▲제주 맥주로고(좌) 제주 위트에일(우)

제주 위트에일은 미국 뉴욕의 유명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 ‘브루클린 브루어리(Brooklyn Brewery)’가 자매회사 ‘제주맥주’와 손잡고 탄생시킨 맥주입니다. 브루클린의 양조 장인 개릿 올리버가 제주의 물과 유기농 감귤 껍질을 넣어 만든 맥주로 지난해 8월 정식 출시되었습니다.

맛이 궁금하시다면 오렌지향 맥주의 대표격인 ‘호가든’을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밀맥주 특유의 부드러운 첫 모금과 은은한 시트러스향을 머금은 끝맛이 산뜻합니다. 다만 탄산감이 아예 없진않고 시원하고 가볍습니다. 훌쩍 떠나기 좋은 제주도에 어울리는 술입니다.

제주맥주 로고는 화산섬 제주의 지형적 특징을 아이콘으로 나타낸 것으로 제주 지역과 맥주 더 나아가 크래프트 맥주 시장 번영에 ‘폭발’이라는 메타포를 담아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합니다. '최적의 로컬에서 최고의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기대해보려고 합니다.

▲제주시 한림읍 금능농업단지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 견학

‘맥덕(맥주덕후)’이라 자칭하는 저는 제주 위트에일이 시중에 정식 유통되기 전에 한림읍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도슨트 투어와 시음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큰 기대없이 찾은 양조장은 공장단지 속 절대 없을 것 같은 별천지 같은 곳이었습니다.

성게미역국과 흑돼지에 멜젓도 물론 훌륭하지만 조금 더 새로운 제주를 만나보고 싶다면 제주에만 있는 양조장을 찾아가거나 위트에일을 사마셔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양조장 입구에 쓰여진 '왜 한국에는 맥주만 있고, 맥주문화는 없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도 찾으면서 말입니다. 

 이하 제품 관련 일문일답 & 총평 

-도수는 어떤가요? 5.3도입니다. 

-용량은? 330·630ml 병, 20L 케그, 500ml 캔 형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가격은 어떤가요? 편의점 기준, 500ml 캔당 4200원입니다.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제주도 내 GS25, CU(씨유),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외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와 중소형마트를 포함하는 소매점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아, 최근 서울에서 제주 위트에일을 취급하는 곳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입니다만 신사동에서 가장 맛있는 족발을 파는 '리북집'과 박찬일 셰프님이 운영하는 광화문 '몽로'에서는 위트에일을 마셔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제주맥주 주식회사 및 위에서 언급된 식당들과 전혀 무관하며 정확한 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떠블 체크’ 부탁드립니다.


한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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